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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물] 8. 별의 종족

Sillu 2014. 8. 11.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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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번째 이야기는 별의 종족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지난 글에 대한 코멘트는 별 다른 질문이 없는 관계로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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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장 단순하게 나눈다면 피부색에 따라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으로 나눌 수 있겠다.

셋 모두 똑같은 '사람' 이지만 인종에 따라 약간의 두드러진 특징들

(예를 들면 흑인은 신체골격이나 근육량이 좀더 발달한다거나)을 가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별의 경우도 몇 가지 종족이 존재하며 각각의 종족에 따라 상이한 특징들을 가진다.

다만 여기서 의미하는 상이한 특징은 태양과 같은 주계열성(Main Sequence Star) 상태를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태아 상태로 비유할 수 있는 별이 생성 중인 가스덩어리도 아니고,

주계열성을 지나 별의 종말 단계로 접어든 적색거성, 백색왜성, 중성자성 등등도 아닌,

 

그 중간 과정(동시에 별의 일생의 95%이상을 차지하는), 한창 열과 빛을 발하는 전성기의 상태에서

각각의 종족들에게 나타나는 특징들을 의미한다.

 

#image1. 별의 일생을 나타낸 그림

오렌지색의 거의 크기변화가 없는 구간이 별 일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계열 단계이다

 

이러한 별의 종족을 분류하는 방법으로는 원소 함량에 따라 구분한다.

 

앞의 피부색 비유를 들면 인간의 경우 표피세포의 멜라닌 색소 함량에 따라

흑인의 경우 멜라닌 색소가 가장 많고, 백인은 가장 적으며 황인은 그 중간으로 분류하는 것에 해당된다.

 

마찬가지로 천문학에서도 마치 멜라닌 색소와 같은 역할로

특정 원소 함량이 많으면, 혹은 적으면에 따라 종족이 나뉜다!

 

#image2. 천문학에서는 수소, 헬륨이 아닌 나머지 모든 원소들은 중원소라고 부른다

수소, 헬륨, 혹은 그 떨거지(?) 원소.... 들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재미있게도 이 나머지 원소들, 중원소 혹은 금속원소라고 부르는데

이것으로 결정되는 Z 값이 별의 종족결정에 중대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Z 값을 금속함량(Metalicity) 이라고 하며 마치 소금물의 농도와 같이 생각하면 된다.

소금물의 농도는 전체 소금물 질량중에서 소금이 얼마나 들어있느냐를 가지고 구하는 것 처럼,

Z값은 전체 별 질량 중에서 '중원소' 가 얼마나 들어있느냐를 나타낸 값이다.

(주의. 천문학에서 의미하는 금속원소는 수소, 헬륨이 아닌 나머지 모든 원소를 의미한다.

물론 이 표현은 주기율표 상의 금속원소/비금속 원소 구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냥 천문학계에서만 쓰는 표현이다!)

 

구분 방법은 간단하다. Z함량이 적은 별들은 Population Ⅱ  Star, 흔히 Pop Ⅱ star(팝투스타)라고 부르며,
반대로 Z함량이 많은 별들은 Pop Ⅰ Star라 한다.

인간과는 다르게, 별에서는 중간 함량으로 구분하지 않고 Z 함량이 0 에 가까운,

다시 말하면 금속원소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별이 존재하는데
(인간으로 치면 멜라닌 색소가 결핍된 알비노에 해당된다고나 할까)

이를 Population Ⅲ Star 이라고 한다.

태양의 경우는 전형적인 Pop Ⅰ 별(금속함량이 많은 별)이며 태양의 X, Y, Z 값들은 다음과 같다.

X = 0.73
Y = 0.25
Z = 0.02

물론, 농도와 같은 개념(질량비)이므로 X+Y+Z 는 1 이 되는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금속 함량이 많은 별인 pop Ⅰ 별이라도 Z 값은 0.02 정도로 사실상 별의 대부분은 X, Y로 이루어진,
즉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져 있는 셈이다.

이와는 달리 일반적인 pop Ⅱ 별(금속함량이 적은 별)의 Z 값은 0.001 ~ 이하, 더 적을 경우 10^-5~ 인 경우도 많다.

 

 

#image3. 알려진 Pop Ⅱ 별들 몇 가지(태양은 pop Ⅰ 별이나 비교를 위하여 넣었다)

HD 140283의 경우 알려진 우주의 나이인 13.7 Gyr(십억년) 보다 많은데, 이는 별의 나이측정의 오차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별의 나이측정에서 10% 정도는 허용가능 오차범위로 본다.

 

물론 별의 일생과정에서 핵융합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므로 엄밀히 말하면 Z 값은 변화를 겪겠지만

핵융합 정도로는 Z 값을 크게 변화시키기에는 부족하므로 별의 일생동안 거의 고정된 값이라고 생각해도 괜찮다.

 

영어식 표현으로는 Pop Ⅱ 별을 Metal-poor, Pop Ⅰ 별은 Metal-rich(금속부자?!) 이라고 표현하며

Pop Ⅲ 는 Metal-free 라고 한다.

(Fat Free !! 왠지 다이어트 식품 광고가 생각나는 문구)

 

사실 수소와 헬륨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원소들을 Z라 묶긴 했지만,
초창기 천문학때와는 달리 요즘은 Z값이 같더라도 특정 원소들의 함량이 다를 경우
세부적인 특징이 다시 또 나뉜다는 것들이 알려지고 있다.

예를 들어 C, N, O 원소들은 CNO사이클의 주요 촉매이므로 별의 수명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거나,
Z가 같으면서 Y가 다른 별의 진화 형태가 달라진다거나 하는 식.

그러므로 추후에는 종족을 더 세분화할 가능성도 있어보인다

 

하지만 이해의 편의를 돕기위해, 

또한 포괄적 특징은 Z에 의해서 정해지기 때문에 지금은 Z로만 묶어서 설명하였다.

 

 

#image4. 우리은하의 경우 영역별 분포하는 종족들

 

pop Ⅰ : 금속함량이 많다. 젊은 별들. 우리은하에서 나선팔 영역(디스크)과 중심부에 존재

pop Ⅱ : 금속함량이 적다. 나이가 많은 별들. 바깥의 헤일로(Halo) 에 존재. 은하핵 중심부나 디스크에도 드물지만 존재

가장 큰 특징은 위와 같다.

위의 그림 3 에서도 볼수 있듯이 pop Ⅱ 별들은 우주의 수명에 근접할 정도로 나이가 굉장히 많다.

 

그림 4 은 우리은하를 옆으로 나타낸 모습인데 나선팔들이 존재하는 영역을 Disk 라고 하며,

이 외에도 은하의 중력권이 행사하는(즉 우리은하에 속한) 구 모양의 영역 중에서 DIsk 가 아닌 부분을 Halo 라고 한다.

 

#image5. 우리은하(위에서 본 모습)

이 시점에서는 중심부와 디스크 부분이 잘 드러난다

그림 5 처럼, 평소 익히 사진으로 보던 우리은하의 모습은

은하의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으로 중심핵과 그 주변 디스크 부분이 잘 드러난다.

이 영역이 별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 밝게 보이고 나선팔도 이 시점에서 잘 보인다.

그러나 그림 4 에서 드러난 디스크 위 아래로 검은 부분인 Halo 에는 별들이 듬성듬성 있어 어둡게 보이지만 

분명히 중력적으로 구속된 우리 은하에 속한 별이나 성단들이 존재하며

종족으로 말하자면 Pop Ⅱ 별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앞의 글을 읽었던 이라면 우주 전체의 원소 진화과정에 대해 언급한 것을 기억할 것이다.

별들이 생을 계속할 수록, 즉 핵융합을 계속 할 수록 무거운 원소들이 점점 늘어나며

이는 별의 종말과정을 통하여 우주공간으로 계속 뿌려진다.

 

우주의 나이가 많으면 많아질 수록 우주전체의 수소, 헬륨 함량은 점점 감소할 것이며 그 외의 나머지 원소들은 늘어날 것이다.

 

혹은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다.

우주공간에 대한 Z 값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증가할 것이라고.

 

 

이는 반대로 말하면 젊은 시절의 우주공간에서 탄생한 별은 금속함량이 굉장히 적은 환경에서 태어났을 것이고,

그와 반대로 나이가 든 우주공간에서 탄생한 별은 금속함량이 많은 환경에 노출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것이 pop Ⅰ과 pop Ⅱ 의 나이를 구분짓는 가장 큰 특징을 만들게 된다.

즉, 달리말하면 우리는 어떠한 별의 금속함량을 측정한다면 그 별의 나이에 대한 정보를 추측할 수 있다.

 

현재의 우주는 pop Ⅱ 별이 탄생하기에는 금속함량이 충분히 높아졌기 때문에

존재하는 모든 pop Ⅱ 별들은 굉장히 초기의 우주, 기본적으로 나이가 100억년 이상인 별들인 셈이다.

 

그러므로 별의 종족은 앞에서 든 인간의 황인, 백인, 흑인의 비유라기 보다는

좀더 정확하게는 마치 '세대' 라고 표현하면 될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하고 크로마뇽인이 등장한 것처럼)

 

우주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금속함량이 변화하기 때문에

금속함량이 적은 초기 우주에서는 pop Ⅱ 별들이 태어나고 죽었을 것이고(일부는 현재까지 살아남음)

금속함량이 높아진 현재의 우주에서 태어나는 별들은 세대가 다른 pop Ⅰ 별이 되는 것이다.

 

가만, 그렇다면 빅뱅에서 생성되는 원소는 수소, 헬륨이 거의 대부분(99%이상)이었을텐데

빅뱅직후 생성되었을 우주초기의 별들은 ?

 

 

이 세대에 해당하는 별들,

지금 별들의 선조 격이 되는 이러한 별들은 Z 값이 거의 0 에 가까우며 따라서 앞서 언급했듯이 Pop Ⅲ 별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Pop Ⅲ 별들은 현재까지 관측적으로 발견된 적이 없다.

 

 

#image6. 별의 종족별 대표적인 집단들

플레이아데스 성단과 같은 산개성단은 젊은 별들의 대표적인 집단이다. M86은 늙은 별들의 대표적인 집단인 구상성단의 예 이다. 그렇다면 pop Ⅲ 별은 ..?

 

별의 일생을 시뮬레이션 하는 과정에서 Z 값은 중요한 파라미터가 된다.

일반적으로 Z 값이 적을수록 진화속도가 빨라진다.

 

즉, 똑같은 질량의 별일 지라도 pop Ⅰ 별은 pop Ⅱ 별보다 오래 산다.

(Z 가 함량비 임을 기억하자. Z 값이 줄어들면 반대로 X, Y 값이 늘어나며 따라서 늘어난 수소함량비로 인해 핵융합률도 증가한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Z 값이 적은 pop Ⅲ 별들은 다른 두 종족 별보다 더 밝고, 질량도 더 크고,

따라서 극단적으로 짧은 생을 살았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이것이 현재 pop Ⅲ 별들이 관측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금속함량이 적은 pop Ⅱ 별들 중에서도 질량이 큰 별들은 불과 몇 백만년밖에 되지 않는 짧은 생을 누리며

지금은 대부분 블랙홀이나 중성자성이 되었을 텐데,

 

Metal-free 인 pop Ⅲ 별들은 거의 대부분 수소로 이루어져 있어 어쩌면 몇만년 정도의 수명,

현재의 pop Ⅱ 별들의 입장에서는 pop Ⅲ 별들은 가스 뭉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죽어가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수소핵융합에서 마치 '촉매' 와 같은 작용을 하는 금속원소들이 극단적으로 부족한 pop Ⅲ 별들은

현재의 별들보다 핵융합률은 높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이것은 오히려 수명을 약간 늘리는 효과가 존재한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의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별의 가장 큰 질량은 물리학적 한계인 태양질량의 약 150배 정도인데,

pop Ⅲ 생성환경에서는 이론적으로 태양질량의 수백배 이상까지도 가능하다.

 

 

#image7. NASA의 스피처 망원경(적외선)으로 관측한 굉장히 초기 우주(50억광년~100억광년)의 모습

(상단) 3.6 μm 파장의 적외선으로 관측한 초기우주의 별, 은하들의 모습

(하단) 위의 관측정보에서 별, 은하들을 제거한 결과

 

현재까지 직접관측이 되지 않은 점 때문인지, pop Ⅲ 별에 관련된 여러 관련 모델들이 존재하지만

분명한 것은 어떠한 방식으로든간에 현재의 우주는 pop Ⅲ 세대의 별들을 겪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마치 우리가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남아있는 과거의 화석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것으로 비유할수 있을까)

 

 

이들을 직접관측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좀 더 우주 깊은 곳을 들여다봐야 한다.

우주를 관측한다는 것은 과거를 들여다 보는 것이므로,

만약 현재 관측가능한 우주보다 좀더 먼 영역을 관측한다면 pop Ⅲ 의 직접관측도 가능할 것이다.

 

그림 7 에서 아래의 이미지, 별이나 은하 등의 천체를 제거한 이미지에서 뒷 배경으로 보이는 명암들.

어쩌면 이것이 초기 우주의 pop Ⅲ 의 흔적들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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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대중적인 주제를 다 써버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은 단지 제 글쓰기 능력의 한계에 다다른 걸지도 모르겠네요.

 

쉽게 풀어쓰는 노력을 했지만 주제가 주제인지라 자신은 없네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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