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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물] 1. 시간여행 - c

Sillu 2013. 10.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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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에 걸쳐서 특수상대성 이론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였는데,
앞에서 열심히 배웠으니 이제는 활용해볼 시간!

주요 테마는 이 주제의 기승전'' 에 해당하는 바로 "시간여행" 이다.





앞서 적었던 특수상대성이론의 적용 예 중에 시간에 대한 것이 있었음을 상기해보자.

"물체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그 물체의 시간은 느린것으로 관측된다."

라는 것이었다.

또한 자연에서 최고 상한 속도는 광속(30만km/s)이라고 하였다.
우리의 빛 센세- 께서는 이 우주를 대표하기 때문에,
이 우주의 무슨 물질이던간에 최고 상한속도는 위대한 빛 센세- 가 결정한 광속이 되겠다.


그러면,
우주 최고 제한속도인 광속에 딱 맞춰서 달려가는 한 입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정지해있는 우리가(물론 그 입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그 입자의 시간을 측정한다면 어떻게 보일까?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시간이 느려진다는 것을 상기하며, 좀 과감하게 추리한다면
시간이 정지한다 - 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그렇다! 그 입자가 손목에 차고있는(?) 손목시계 초침은 완전히 멈춰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우리는 지금 시간을 멈추는데에 성공한 것이다!




그림 1 - 시간을 지배하는 자 ~!!!(#런닝맨)

 





잠시 숲속친구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에 대해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그 입자의 입장에서도 한번 서술해보자.

이 광속으로 내달리는 입자는 반대로 주변 풍경들이 뒤쪽으로 광속으로 지나가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마찬가지의 원리로 주변 풍경들의 시간이 완전히 정지해 있는 것 처럼 보이게 된다!

마치 다른 모든 것들이 멈춰져 있는 사진 속을 나만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양상 이라고나 할까.



혹은 이렇게도 말할 수 있다.

속도가 빠르면 빠를 수록 길이가 짧아진 것으로 관측된다는 것을 상기하면,
광속으로 움직이는 주변 풍경은 움직이는 방향으로 대단히 압축될 것이다.

주사위를 양옆에서 눌러서 한 장의 종이두께로 만든다고 상상해보자.

광속으로 내달리는 입자가 바라보는 "우주" 는,
모든 시공간이 "한 장의 스냅샷" 으로 합쳐진 모습일 것이다.





그림 2 - 시네마그래프(cinemagraph) 기법의 이미지(#all-that-is-interesting.com)

강조하는 부분만 움직이도록 처리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아니, 그런데 여기서 만족하기에는 이르다.

우리의 원래 목표는 시간 "여행" 이었다.
시간여행은 자고로 미래든, 과거든 원하는 시간대로 마음대로 움직여야하니까.


시간을 멈추기는 멈췄는데, 어떻게 하면 시간을 되돌릴 수 있을까?

가장 논리적인 추론은, 물체의 속도가 광속보다 빨라야 한다 - 라는 결론이다.
슈퍼맨 영화에서 슈퍼맨이 그러했듯이.

그러나 우리는 이 우주에서는 그 어떤 물체도 광속을 넘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 시간여행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그림 3 - 쌍둥이 중 동생은 광속에 가깝게 움직이는 로켓을 타고 여행을 떠난다.(#physics4me) 




시간여행에 대한 얘기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쌍둥이 패러독스(twin paradox)일 것이다.
원래는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된 것이지만,
반론자에게는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다른 내용에 더 열광했다.

쌍둥이 중 한명은 지상에 남고, 한명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하는 우주선을 타고 갔다가 "돌아오면"
시간이 다르게 흐르기 때문에 시간여행이 가능하네?! 라고.

문장에 '돌아오면' 에 굵게 처리를 한 것이 마음에 걸리지 않는가?

이 이야기에서 중요 포인트가 있다. "두 사람이 서로 만나느냐" 이다.

절대 좌표를 정의할 수 없다는, 특수상대성이론 두번째를 다시 상기해보자.








그림 4 - 속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관점(좌표계)에 따라 운동은 상대적이다.

 

 

 

A라는 사람이 로켓에 타고있고, 는 지구에 서 있다.
지구에 있는 내가 로켓을 보니 광속에 가깝게 움직이고(오른쪽 방향으로), 
따라서 로켓에 탄 A의 시간은 나보다 느리게 간다.

그런데 로켓에 탄 A는 자신의 시간이 느리기는 커녕, 
지구에 서있는 '나' 가 지구와 함께 반대방향으로(왼쪽 방향으로) 광속에 가깝게 움직이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구에 서있는 '나' 의 시간이 느리게 간다고 부러워한다.


?? 그래서 대체 누구의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인데 ??


이것이 한 가지 사실에 대하여 두가지 결론이 나온다고 하면서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이 발표되었을 때,
반론으로 제기되었던 '쌍둥이 패러독스' 이다.




여기서 날카로운 통찰력을 발휘한다면,
우리가 여태까지 특수상대론을 이야기하면서 예시로 들었던 운동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즉, 나와 저 로켓의 사람은 서로 만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설명하자면, 앞에서 관성계란 가속도가 존재하지 않는,
즉 정지해있거나 등속운동(속도가 변하지 않는 운동)을 하는 좌표계라고 설명했었다.

A를 관찰할때, 내가 정지해있거나 등속운동을 하면서만 관찰해야 하는것이 관성계이다.

그러나 '돌아온다', '다시 만난다' 라는 것은 분명히 어느 순간에는 가속운동을 하게 되어있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우주선이 갔다가 그대로 같은속도로 뒤돌아온다면?
속도의 방향이 바뀌었으므로 반환점에서 반드시 힘(=가속도)이 필요하다.


아! 그렇다면 직선이 아니라 원궤도로 한바퀴 돌면 되지 않을까?
안타깝게도 직선운동과는 달리 원운동을 하려면 반드시 매 순간마다 원의 중심방향의 힘이 필요하다.
(이것을 구심력이라 한다)


오직 "등속직선운동" 만이 힘이 필요 없는, 관성계의 조건에 들어 맞는 운동이 된다.
(정지해있는 것은 속도가 0으로 일정한 운동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특수상대성이론은 애초에 관성계에 대한 이론이므로
쌍둥이 패러독스를 제시하면서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반박했던 사람은 스스로 바보가 된 것이다 !





그림 5 - 아인슈타인 센-세-(#HowStuffWorks) 





아인슈타인 : 님들 님들, 나 새로운거 발견함 ^.^ 빨리 움직일수록 시간이 느려지는데 이거 서로 상대적이라 사실 진짜 누가 느려지는지 말하는건 의미없음 ㅋㅋㅋ

지나가던 과학자 : 뭔소리야 그게. 야 그러면 쌍둥이 중 한 명 갔다오면 둘 중에 누가 늙는거냐? 모순 생겨서 세계가 붕괴하냐?

아인슈타인 : ..? 그 현상은 특수상대론의 예시가 아닌 새로운 것인듯..?

지나가던 과학자 : ???? 엥?

아인슈타인 : 오 잠깐만... 오... 흠.... (잠시 후) 오 나 또 새로운거 발견한듯.



<일반상대성이론 발표> 두둥~







그럼, 결국 우리가 여태 배운 특수상대성이론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 일반상대성이론 이라는 것을 들고온다면 쌍둥이 패러독스는 정말 가능한 현상 인 것일까?

 

 

사실 이론적으로만 말하면 이 쌍둥이 패러독스의 현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상대론적 효과가 눈에 보일만큼 우리가 로켓을 충분히 빠르게 날릴 수 있고, 
또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림 3 과 같이 쌍둥이 중 한명은 수십년이 지나 노인이 되어있고,
다른 한명은 불과 1~2년밖에 안지나도록 할 수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 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현실에서도 스케일은 작지만 초속 10km 정도로 움직이는 인공위성과 지구에
각각 동기화한 원자시계(쌍둥이 원자시계)를 두고,

인공위성이 지구를 한바퀴 돌고(원운동 이므로 관성계가 아니다)오면, 
두 시계 간에 수 나노초(1 ns, 10억분의 1초)정도의 차이가 있는 것이 실제로 측정되었다.

즉, 지구에 남아있던 시계가 10억분의 1초 만큼 더 나이를 먹은 것이다(!)



그러면 단지 인류의 기술력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일까? 속도가 너무 느려서?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데,

특수상대성 이론의 질량에 대한 적용으로 '물체의 속도가 빠를수록 질량은 커진다' 라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발목을 턱! 하고 붙잡는다.



로켓의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로켓 자체의 질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연료량도 급격히 늘어난다.



그림 6 -  광속 c = 1로 놓았을 때, 로켓의 질량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
점찍은 곳을 보면 가로축 값이 0.7 인곳, 즉 광속의 70% 속도일때 로켓의 질량은 1.4배 커진다.
가로축 값 = 1(로켓의 속도가 광속과 같을 때)에서는 세로축 값인 질량이 무한대가 되기 때문에 그래프에서는 찾을 수 없다.






아니 잠, 잠깐만!!!
분명히 절대좌표를 지정할 수 없다고 했는데???

그럼 상대론적 효과로 증가하는 로켓의 질량도 어차피 로켓 자신이 느끼기에는 변함이 없지 않느냐???
오히려 주변 뒷 배경과 함께 슝슝 지나가는 너네들의 질량이 더 증가한 것으로 관측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의문점이 들었다면! 
내용을 잘 따라오는듯 하여 박수를 보내고 싶다.



로켓이 날아간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정지해있는 우주 공간을 날아가는 것이다.
여기서 '공간' 의 입장에서 로켓의 질량이 증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즉, 그 공간을 "헤쳐나가려는" 로켓의 운동에는 공간에 대해 "증가한" 로켓의 질량이 적용되는 것이다.




하...... 그래 공간에 대해서 증가한다니 일단 맞는 것 같네..
그래 그럼 일단, 상대론적이던 뭐던 간에 
빠르면 빠를수록 로켓 질량이 늘어서 더 많은 연료가 한다는 건데.. 
적당히 타협하면 되지 않을까?

광속 70% 까지만 잡아보고 여기서 질량 1.4배 증가니까 처음에 로켓 쫌 가볍게 만들면...




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나가던 로켓과학자가 울분을 토하며 지나갈 것이다.



강력한 추진력을 얻으려면 엔진이 거대해질 수 밖에 없다.

현재 힘 좋은 로켓의 발사 마무리단계에서 최대속도가 11km/s 이다.
이것은 그림 6 에서 가로축 값이 0.000037에 해당한다.


찾을 수 있겠는가?
가로축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어서 상대론적 효과고 뭐고 가로축과 분리된 점을 찍을수도 없다.

이에 비해 광속이 2만7천배 더 빠르다!



지나가던 로켓과학자 : "뭐? 여기서 추진력만 1.4배 더 늘리라고? 속도는 뭐? 2만7천이 어쩌고 저째? "




그림 7 - 로켓의 크기비교.(#NewBigPicture)
제일 왼쪽에 자유의 여신상이 보이고 중간쯤 영국 시계탑도 보인다.
오른쪽 두번째인 새턴 V(Saturn V) 로켓은 인간을 최초로 달에 보낸 로켓이다.
가장 오른쪽이 개발중인 로켓기술의 첨단이라고 할 수 있겠다.(*2013년 기준)




너무 멀리 로켓 얘기까지 와버렸는데, 다시 우리의 본래 관심사인 시간여행을 돌아가보자.
현재 기술력으로는 상대론적 효과의 속도를 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들었으니
우리는 물리학적 지식을 통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사실 계속 시간여행, 시간여행 했지만 쌍둥이 패러독스의 그것은
용궁에서 하룻밤 자고왔더니 바깥은 10년이 흘러있었다는 이야기처럼,
어느 시간대로 뿅 날아간다라는 개념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는 정도(느리게)를 조절하는 방법이다.


즉, 현재보다 더 이후로밖에 갈 수 가 없다. 남들보다 천천히 나이를 먹으면서.....


사실 시간여행을 꿈꾸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호기심도 있겠지만
지나간 과거를 되돌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 않을까.
영화 '슈퍼맨' 이나 '백 투더 퓨처' 에서처럼..

정말 과거로 가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그림 8 - 시간의 상대론적 효과(특수상대론)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 슬픈 이야기지만,

현재까지 인류가 알고있는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자면 시간의 흐름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시간을 느리게 흐르도록 하는 정도 까지만 가능하다.

 

 

 

어떠한 물체의 속도가 광속을 넘는 순간, 

그림 8 의 시간의 상대론적 효과는 존재하지 않는 숫자인 "허수" 가 된다.

 

같은 숫자를 두번 곱했을 때, 음수가 나오는 숫자가 존재할까?

조금만 생각해봐도 절대로 불가능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수학적 개념이 바로 상상 속의 수, 허수(Imagine Number) 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제한속도가 정해진 이 우주에서는 무슨짓을 하더라도,

시간을 반대방향으로 흐르게 할 수는 없다.

 

아니 애초에, 현재 기술로는 광속의 1% 언저리 조차도 꿈도 못꾼다!

 

 

 

다만, 이것은 현재까지 인류가 알고있는, 

쌓아올린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다.

 

가장 단순한 예로, 만약 빛보다 빨리 움직이는 입자가 발견된다면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은 전면수정에 들어갈 것이다.

그것 뿐인가?

 

위대한 아인슈타인 센세- 의 상대론을 기초로 이것저것 쌓아올린

수많은 과학 기본 이론들도 위태위태한 위협을 받을 것이다.

물론 그만큼 일어날 확률이 아주 낮은 사건이기는 하다.

 

하지만 누가 아는가.

그 옛날 맥스웰이 그때까지 정설이었던 갈릴레이 버전의 상대 속도 공식을 무너뜨릴줄은!

 



때로는 터무니없는 생각에서, 과학은 한층 진보한다.









(2020. 5. 23 수정)

*적은지 7년 된 글의 조금 오래된(?) 표현들을 고쳐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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