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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물] - 3. 양자역학 - b(수정) 본문
지난 글의 개념들을 잠시 복습을 해보면,
<입자의 성질>
일정한 덩어리가 있다. 부피가 있다.
만질 수 있다.
두 장소에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
간섭무늬가 없다.
<파동의 성질>
일정한 덩어리가 없다.
만질 수 없다.
간섭무늬가 있다.
이었다.
이전 글에서 우리는 멋-진 입자파동 판별실험을 통해
간섭무늬의 유무로 손쉽게 입자인지 파동인지 구별할 수 있었다.
자, 그럼 기다리던 전자의 실험결과를 소개한다.
!?!?!?!?
저 오른쪽 벽에 저 요상한 무늬는 어디서 많이 보았던 무늬이다.
그렇다. 파동으로 실험했을 때와 똑같이,
많이 도착하는 곳과 거의 도착하지 않는 곳이 번갈아가면서 나타나는,
간섭무늬가 나타난다!
아니;;
전자는 애초에 아주 크기가 작은 입자이고,
우리의 전자 총도 전자 알갱이를 하나씩 푱푱 발사하는 총인데....;;
이건 무슨... 발사한 입자들이 반 쪼개져서 구멍 통과하고 서로 간섭했다는 것인지..;;;
땀 삐질삐질;;;
아마 처음 이 실험을 했던 과학자들의 심정은 이랬을 것이다.
인정하기는 싫지만, 그렇다면 전자는 파동이라는 뜻일까?
우리가 알고있는 한, 전자는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 입자이다.
그렇다고 코파면서도 만들 수 있는 저 틈 있는 벽이(그냥 종이에 칼로 슥슥 그어도 만들어진다)
'인류 최초로 전자를 쪼개는 벽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라고 자랑하기에도 좀 미심쩍다.
의심스러운 점을 해결하기 위해 실험장치를 약간 바꾸어보자.
오지랖 넓은 파동이야 이 구멍 저 구멍 서로 "간섭" 하면서 요상한 간섭무늬나 만들어내지만,
우리의 카와이★ 한 전자는 입자이기 때문에(그렇게 믿자!) 어느 한 쪽 구멍으로만 간다!
전자가 지나가면 빛을 내뿜는 광검출기를 두 구멍 각각에 세워놓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그 전자가 어떤 구멍을 통과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두 곳에서 동시에 번쩍! 하는 섬광이 인다면?
두말 할것 없이 우리는 슬픈 마음로 전자는 파동임을 인정하고 떠나보내야 한다...흙흙
그럼 결과를 한번 보자!
???
정말 황당하기 이를데가 없는 결과이다!
단지 광 검출기 두 개 달았을 뿐인데,
간섭무늬가 모조리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우리의 귀여운 전자는 얌전히 입자처럼 행동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의 광 검출기는 제대로 작동하는듯 보인다.
열심히 번쩍이면서 전자가 윗구멍에서 튀어나왔는지, 아랫구멍에서 튀어나왔는지 알려주고 있다.
이 현상을 최초로 목격한 일련의 과학자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다행히 멘붕에 빠지지 않은 우리의 냉철한 한 과학자가
이 혼파망에 대한 다른 아이디어가 있는듯 하다.
어디 한번 들어보자!
냉철한과학자 : 아.. 저기 이거 혹시 빛의 에너지가 너무 강력해서 그런것 아닐까요?
전자들이 빛의 에너지에 영향을 받아 움직임에 변화가 생겨서 간섭무늬가 사라졌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오!
충분히 그럴듯한 가설이다.
형광등 가시광선에 백날 있어봐야 피부가 타지 않지만,
자외선이 쏟아지는 야외에 있으면 피부가 손상을 입는다.
이처럼 파장이 짧은 빛이 에너지가 더 크다.
좋아!
그렇다면 가시광선이 아닌, 더 에너지가 작은 적외선이나 극초단파,
혹은 통 크게 전파 정도로 하면 될 것 같다!
이러면 빛의 에너지도 훨씬 작으니까 전자의 운동에 영향을 안 줄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간섭무늬가 사라지지 않게 하면서도
전자 이놈이 어느 구멍으로 지나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아, 혹시 가시광선 번쩍이 아니라서 우리 눈으로 못보는데..? 하는 걱정이 들어도 괜찮다.
눈으로는 볼 수 없더라도 여기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면 어느 구멍에서 번쩍! 했는지 알 수 있다!
자자, 여기 앉아서 결과를 한번 보자.
이제는 이 요망한 전자의 정체를 밝혀낼 시간이다!!
................
난리가 났다.
또 다른 혼파망이다.
전파로 바꾼것 까지는 좋은데, 이제는 섬광이 너무나 거대해져서
이 섬광이 어느 구멍에서 나온 것인지 종잡을수가 없게 되었다!
전자를 쏠때마다 번쩍! 번쩍! 해대는 통에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다!!
그리고 요망한 우리의 전자는 그제서야 빼꼼 고개를 내밀듯이,
다시 요-망한 간섭무늬를 그리고 있다.
아아..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그러나 아직 좌절하지 않은 우리의 냉철한과학자 센-세는 또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냉철한과학자 : 어..아..아! 그러면! 전파의 세기를 줄이면 어떨까요?
그럼 섬광이 좀 약해지지 않을까..?? 전파를 좀 어둡게....그러면 어디구멍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눈물겨운 투혼중인 우리의 냉철한과학자의 뜻을 받들어,
이번엔 좀 더 전파 검출기의 섬광을 약하게 만들어 실험을 해보자!
좋아!! 섬광이 약해지면서 우리는 어디서 전자가 튀어나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 그런데 또 다른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기존까지는 전자가 지나갈때마다 검출기에서 반드시 전파가 번쩍! 했는데,
이번에는 섬광이 번쩍! 하지도 않았는데도 전자가 지나가서 반대쪽 스크린에 도착하는 것이다!!
검출기에서 나온 전파가 전자를 만나면 번쩍! 하고 섬광이 생긴다.
이 전파를 파장으로 생각하고 열심히 실험했었는데,
이제는 전파마저 입자로 행동하면서 마치 구슬치기처럼 전자를 '놓치는' 전파덩어리들이 생기는 것이다!!
전자에게 신경쓰기도 바쁜데 빛 너마저.....
결국, 우리의 검출기를 놓아서 전자가 어느 구멍을 통과했는지 알려고 하는 시도 자체가 헛수고가 되어버렸다.
검출기를 프리패스- 하는 요망한 전자들이 생겨나버렸으니까!!!
그렇다.
이것이 불확정성의 원리이다.
우리가 무슨짓을 하더라도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한 영역이 존재한다.
전자가 어느 구멍을 통과했는지 정확히 아는 동시에 스크린에 간섭무늬 패턴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느 구멍을 통과하느냐- 라는 것은 입자를 나타내는 성질이고,
간섭무늬는 파동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좀더 일반적으로 불확정성의 원리를 서술하자면,
입자성과 파동성을 결코, Never!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관측이 되는 것이다.
입자의 성질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다면 입자의 성질이 나타날 것이요,
파동의 성질을 측정하는 실험을 한다면 파동의 성질이 나타날 것이다.
불확정성의 원리가 처음 제창된 이후, 아인슈타인을 포함한 당대의 저명한 과학자들이
입자성과 파동성을 동시에 측정하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모두 실패하였다.
즉, 이것은 인간의 관측기술의 한계의 개념이 아니라,
자연에 내재된 기본 법칙이다.
우리 주변의 물체 모두!
동전의 양면처럼 입자성과 파동성을 가지고 있다.
어떨때는 입자적인 성질, 어떨때는 파동의 성질을 나타낸다.
이것을 물질의 이중성(Duality) 이라고 한다.
즉, 눈앞에 있는 이 볼링공도 충분히 파동적인 모습을 보이며
'볼링-파' 로 진행하면서 간섭무늬 패턴을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일까?
이제 슬슬 끊을 때가 된 것 같아서 간단히만 설명하고 줄이면,
'질량' 차이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생활 공간, 책상, 의자, 사과 들을 지배하는 물리법칙과
아주 작은 소립자들인 전자, 중성자, 양성자들을 지배하는 물리법칙은 사뭇 다르다.
전자를 '거시세계' 라고 하며, 후자는 '미시세계' 라고 한다.
위에서 서술한 물질의 이중성은 미시세계에서는 굉장히 두드러지게 관측된다.
앞서 설명한대로 우리가 파동 성질이 보고 싶으면 파동성질이 보이고,
입자 성질이 보고 싶으면 입자 성질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이중성은 거시세계에서는 그 효과가 아주 작아져서 무시할 정도가 된다.
이것은 이중성의 효과가 질량에 반비례하기 때문인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볼링-파 라던가, 핸드폰-파, 책상-파 와 같은
주변의 큰 물체들의 파동적인 모습을 관측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이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경계선을 긋는 것이 바로 플랑크 상수(h)가 되겠다.
어라? 그렇다면 만약 플랑크 상수 값이 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의 미시세계-거시세계 경계선이 바뀌게 된다!
한마디로 기존 거시세계에 속하던 눈앞의 책상이
갑자기 뿅 하면서 파동으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수정된 버전
원본과 내용이 너무나 많이 달라져서 새로 올립니다.
*본문에 인용된 사고실험은 파인만의 강의록에서 인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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