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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물] 3. 양자역학 - b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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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천물] 3. 양자역학 - b

Sillu 2014. 2. 4.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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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을 위한 천문학/물리학 개론 3.양자역학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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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에 앞서, 앞의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20세기 초까지 물리학자들을 혼란하게 했던 물질의 이중성(Duality)이라 줄일 수 있겠다.


그전까지는 빛이란 하나의 파동이라 생각해왔던 사람들에게

빛의 입자적인 특성을 알려주는 실험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앞에서도 다룬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에서 당시에 벌어졌던 이중성에 대한 논란을 느껴보았다.


물질이 파동이냐 입자냐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충분히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그전까지는 없었던

양자역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탄생시키는데에 이르렀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빛은 파동이지.

-> 빛의 입자적 특성이 발견됨

-> 빛은 혹시 입자가 아닐까?

-> 말도 안되는 소리. 여기 결정적인 파동적 특성을 나타내는 실험들은 뭔데?

-> 근데 여기 입자적 특성을 나타내는 실험도 있는데..?

-> 빛의 파동설 vs 빛의 입자설 논쟁의 거듭

-> 빛은 둘의 특성을 모두 가진다는 새로운 결론

-> 위의 결론은 빛 뿐만 아니라, 모든 물질에 적용된다. 다만 미시세계에서는 그 성질이 특히나 두드러진다

->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 등장




빛이 파동, 즉 일련의 흐름이라는 생각에서

하나하나의 알갱이(광자 : Photon)라는 불연속적인 덩어리로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함으로써


이는 나아가 모든 단위(에너지, 길이, 온도, 시간 등등)가 연속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불연속적인 값들이 단지 더해진 것 뿐이라는,

양자역학의 핵심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는 여러사람에 의해 이루어졌지만, 특히나 막스 플랑크(Max Planck)에 의해 대부분 이루어졌다.





#image1. 플랑크 상수(h)가 프린팅 된 티셔츠





고등학교때 물리를 들은 사람이라면

전자의 전하량 e 를 배우면서 자연의 모든 전하량은 이 기본전하량 e의 정수배 라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이는 어떤 물체가 전하를 띈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전자로부터 기인하기때문에 

전자가 몇개 있느냐에 따라서 총 전하가 정해지므로 당연한 결론이다.

(물론, 쿼크 단위로 내려가면 기본전하량의 정수배가 아닐 수도 있지만)



혹은, 물리와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기타와 피아노의 차이를 생각해보자.

기타의 경우 잡는 위치에 따라 얼마든지 음의 높낮이가 가능하고,

도와 레 사이에 (물론 연주자의 손가락에 달려있지만) 무수히 많은 음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즉, 우리는 기타로 도와 레 사이의 수많은 연속적인 음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나 피아노의 경우는 정해진 건반만이 있을 뿐이다.

한 옥타브를 넘어갈 때, 우리는 도, 도#, 레, ..... 라#, 시, 도 이런 식으로 넘어갈 수 있을 뿐,

도와 도# 사이의 음은 연주 할 수 없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우리의 자연계는 연속적인 값이 아닌 불연속적인 값들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기본이 되는 값들이 자연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일 것이며, 플랑크 단위(Planck unit)라 부른다.


이름붙이기는 굉장히 쉽다.

예를들어 질량의 경우는 플랑크 질량.

길이의 경우 플랑크 길이.

시간의 경우 플랑크 시간. 등등..





#iamge2. 플랑크 길이, 플랑크 질량, 플랑크 시간의 값들.

플랑크 길이의 경우 수소원자보다 약 10^25 배 더 작다.





이같은 플랑크 단위는 근본적인 단위이며,

우주 만물은 이러한 플랑크 단위들로 표현되는 불연속적인 세상이라는 양자역학 근본을 이루어 낸다.


또한 위의 길이, 질량, 시간의 식에 들어있는 플랑크 상수 h(6.626*10^-34 J·s) 를 봐도 알 수 있듯이,

플랑크 상수값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만약 플랑크 상수가 훨씬 큰 우주가 있다면,

그 우주에서는 플랑크 길이가 1m 쯤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 우주에도 인간이 산다면, 그 인간들은 플랑크 스케일에서 생활하는,

양자역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원한다면 파동이 되어 벽을 스르르 통과해서 갈수 있을 것이다!)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image3. 플랑크 상수는 미시세계와 거시세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물리학자들은 여기서 나아가 자연 단위(Natural unit)라는 것을 생각하였다.


우리가 쓰고 있는 미터, kg, 초 등등은 모두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단위이다.

즉, 이는 철저히 인간중심적이며 인간에게 편리한 단위들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물체들은 수 kg 내외의 것들이며 사람들의 키는 미터로 손쉽게 나타낼 수 있고,

시계가 없이도 우리는 공을 던졌다가 다시 떨어지는 평범한 사건들을 (대략적이지만)초단위로 잴 수 있다.




그러나 자연에서는 어떠한가?


우리가 사는 우주의 기본구성인 빛을 예를 들어보자.


빛의 속도는 약 30만 km/s 이다.

모든 빛의 속도는 이 광속으로 동일하며 자연계의 속도의 최대 상한선이다.

그 어떠한 것도 광속보다 빠를 수 없으며 여기서 많은 물리법칙들이 파생되므로 주요한 값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겪는 속도와는 굉장한 거리가 있다.

초음속으로 나는 전투기보다도 수천배는 빠르다.


하지만 우주 전체에는 우주배경복사(CMB)라는 빛이 광속으로 고르게 퍼져나가고 있고,

(방송수신이 잘 안될때 나오는 지지직- 하는 화면에서 20~30% 정도는 이 우주배경복사에서 기인된 신호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세계 최대의 입자가속기 CERN에서는 매 순간 수천개의 양성자들이 광속의 99.99%의 속도로 서로 충돌하고 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몸을 초당 2~3개의 중성미자가 거의 광속으로 관통해서 지나간다.





#image4. 일본의 중성미자 검출기 Super Kamiokande

5만톤의 물과 1만여개의 광검출기로 구성되어있다. 화면 중앙, 보트에 타고있는 두명의 사람이 보이는가?






물리법칙들은 또 어떠한가?


이공계 학생이라면 그 유명한 맥스웰의 방정식 4개를 기억할 것이다.

자연단위에서는 이 4개의 방정식이 각종 상수들이 사라진 간단한 형태가 된다.



플랑크는 1899년 플랑크 상수를 발표한 그의 논문에서 다음과 같은 표현을 하였다.


... 이는 필연적으로 모든 시대와 문명들, 혹은 외계의 다른 인간이 아닌 것들까지 포함한 모든 것들에게 의미를 가지는 결과로 .. 즉, 자연에 의해 디자인된 단위의 의미를 가진다 ...



이를 좀더 설명하자면 이렇다.


중력은 두 질량의 상호작용, 그리고 둘 사이의 거리로 대변된다.

각각의 질량이 클수록, 둘 사이의 거리가 짧을 수록 중력이 커진다.

이것이 자연에 내제된 중력에 대한 기본 법칙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력을 계산하는데에는 두 질량, 거리에다가 만유인력상수 G 값을 곱해준다.

이 상수는 우리가 인간단위를 쓰기때문에 넣어지는 의미가 없는 상수 값이다.


비슷한 예로, 자연의 4대 힘(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중에 전자기력의 크기를 계산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필요하다.

전자기력은 두 전하의 상호작용, 둘 사이의 거리로 대변되며

따라서 각각의 전하가 클수록, 거리가 짧을 수록 잔자기력이 커진다.


이러한 전자기력의 계산에는 역시나 두 전하량, 거리에다가 볼츠만 상수 k 값이 곱해진다.


각종 물리법칙에서 이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물리책의 부록을 보면 등장하는 여러 상수들중의 대부분은 이러한 이유때문에 첨가되는 것들이다.





그러나 자연단위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단순화 된다.

가장 근본적인 상수들(G, c, ħ, k)을 모두 1로 놓음으로써.


중력의 경우에는 두 질량의 곱을 거리 제곱으로 나눈 것. F = Mm/r²

전자기력의 경우에는 두 전하량의 곱을 거리 제곱으로 나눈 것. F = Qq/r²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 E = mc² 은 E = m 으로 변한다.


질량은 곧 에너지이다.


이 얼마나 간결하고도 우주의 진리를 담고 있는 말인가.








#image5. E=mc² 

본의아니게 자꾸 티셔츠 광고를 하는 듯한 기분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빛의 이중성에서 부터 시작하여 모든 물질들은 입자적, 파동적 특성 모두를 우리는 관찰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절대로 동시에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모든 것들은 불연속적인 값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양자화(Quantized)되어 있다는 것.


우리가 관찰한다는 행위자체가 미시세계에서는 그 대상의 본질을 뒤흔들 만큼 왜곡시킬수 있다는 것.




양자역학의 태동이후, 이러한 성질은 결국 현대물리학이 더 이상 정확하게 떨어지는 관찰이 아니라

통계적 관점으로밖에 서술할 수 없는 길을 걷게 만든다.




여기 가로세로높이 1m 박스 영역에 전자는 존재하는가?

현대물리학은 더이상 그렇다, 아니다로 대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안에 전자 1개가 존재할 확률은 0.1%이다' 라고 밖에 대답할 수 없고,

아니, 대답할 수 밖에 없고 가 아니라, 그것이 정확한 답이고

그러한 성질이 자연계의 내제된 기본 성질이라는 것을 안다.








3.양자역학-c 로 이어집니다.

통계적인 길을 걸어야 하는 현대물리학,
앞서 다루었던 불확정성의 원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포함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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