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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력, 코리올리 효과(Coriolis Effect), 관성력 본문
그림1 - 물이 빠지는 수조에서의 코리올리 효과
(popularmechanics.com)
이미 전향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있는 사람 이거나,
학창시절때 과학시간에 졸지 않고(!) 잘 들은 사람 이라면(혹은 그런걸 다 떠나서 눈치가 정말 빠른 사람도!)
위 그림의 실험이 북반구에서 행해졌음을 알아챌 것이다.
우리가 익히 배웠던 "북반구에서는 저기압 중심이 반시계 방향이야~" 라고 하던 현상의 본증이다.
자세히 보면 물의 이동방향을 알기 위해 뿌려놓은 색소들이 가운데 구멍을 기준으로
반시계방향(Counter-clockwise. CCW)으로 소용돌이 치면서 빨려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림2 - 저기압 중심에서의 공기의 흐름(북반구)
(eoas.ubc.ca)
실제 저기압에서도 공기가 중심부로 몰려들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반시계 방향으로 말려들게 된다.
단지 이 경우는 공기가 땅속으로 꺼지는 것이 아닌 공중으로 올라가는 것 뿐이지만!
반대로 남반구에서는? 아래와 같이 시계방향(Clockwise. CW)으로 물(혹은 공기)가 몰려들게 된다.
그림3 - 물이 빠지는 수조에서의 코리올리 효과(남반구)
(popularmechanics.com)
비단 땅으로 꺼지냐 하늘로 솟냐의 차이 뿐만 아니라 더 심대한 차이는 바로 "규모" 이다.
이렇게 휘어지는 효과를 가져오는 전향력(혹은 코리올리 효과)이 강력하려면
첫번째로 물체의 질량이 커야하고, 두번째는 속력이 빨라야 한다.
(사실 세번째도 있다. 지구 자전속도가 빠를수록 전향력이 크다! 다만 이건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그림1이나 그림3은 척 보기에도 느릿느릿 빠지는 물이므로 속력도 느릴 것이 틀림 없고,
많은 물을 준비하긴 했지만 우리에게 날씨를 가져오는 저기압 공기덩어리에 비하면 새발의 피 일 것이다.
이렇게 작은 규모에서의 물체 운동에서는 소용돌이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전향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는 않다.
그림3에서 물이 가지는 초기 속도성분 중 반시계방향이 약간이라도 있었다면
그림처럼 깔끔한 시계방향을 관찰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실제로 위 실험은 다른 오차를 줄이기 위해 굉장히 세심하게 진행한 실험이다.
(다른 진동 없이 고요한 물 상태 유지, 색소 떨어뜨릴 때 수직으로 떨어뜨리기, 구멍은 최대한 작고 원모양 등등..)
이러한 전향력은 북반구에서는 진행방향의 오른쪽 방향이다- 라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그렇다면 전향력의 근원은 무엇일까?
그림4 - 바로 앞에 있음에도 공 못던지는(?) 사람
(pbs.org)
그림4 의 연구원은 공을 못 던지는 사람일까?
장담하건데 그 어떤 사람일지라도 공을 던지는 '첫시도' 에서는 위 연구원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무언가 특별한 장치에 올라탄 것일까?
아니다. 단순히 마주보고 앉은 탈것이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 북극에 서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했을때의 지구의 자전방향과 동일한 반시계방향!
곰곰히 살펴보면 공의 진행방향에 대해 오른쪽 방향으로 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꾸 그림을 보니 어지러워지기 시작하는데 좀더 집중해보면,
바닥이 시계방향으로 돌아가고있으니 탈것과 카메라가 "함께"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상황을 살펴보자.
그림5 - 한번 더 등장한 공 못던지는(?) 사람
(pbs.org)
좀 덜 어지러운 사진이다!
이번에도 우리의 공 못던지는(?) 연구원이 또 이상한 방향으로 공을 던지고 있다.
아, 그런데 이번엔 우리 연구원이 무언가 변명할 거리가 있다고 한다.
"아니,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자꾸 왼쪽으로 가버리잖아요~ 저는 정직하게 정면을 향해 던졌다구요~"
그렇다. 정면을 향해 던졌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자꾸 왼쪽으로 가버리기 때문에 공을 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실제로 그림5 에서도 우리의 연구원은 정직하게 직선으로 공을 던졌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그림4 와 그림5는 카메라 시점의 차이일뿐 완전히 동일한 사건이다.
그림4 와는 달리 그림5 는 카메라가 같이 회전하는 것이 아닌 외부의 고정된 상태이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을까?
같은 사건에 대해 관찰자에 따라 전혀 다른 사건으로 관찰되다니?
상식적으로도 말이 안되는 이러한 점은
물리학의 기본 법칙인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모든 관성계에서 모든 물리법칙은 동일하게 서술된다"
여기서 관성계(Inertial system)란 상대적으로 등속직선운동을 하거나 정지해있는 "계(System)" 를 의미한다.
(태양계, 생태계 할때 그 '계' 와 같은 단어이다.)
누가 관측하던간에 동일한 물리법칙, 동일한 현상이 발생해야 하는데 왜 그럴까?
우리의 연구원이 무슨 마법을 부린게 아니라면 정답은 전제조건에 있다.
바로 우리의 "계" 가 관성계가 아닌, 비관성계(Non-inertial system) 이기 때문이다!
그림6 - 안전벨트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렇게 된다
(teachertech.rice.edu)
그림6 의 상황을 자세히 분석해보자.
1. 운전자를 포함한 자동차는 처음에 오른쪽 방향으로 운동하고 있었다.
(등속운동이라 가정하자. 사실 그게 아니더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
2. 벽과 만나는 바람에 자동차는 빠르게 감속한다.
즉, 이것은 자동차가 받은 가속도의 방향이 "왼쪽" 이라는 것이다.
3. 사람이 "오른쪽 방향의 어떤 힘" 을 받은 것처럼 오른쪽으로 날아간다.
여기서 사람이 받은 것 처럼 보이는 "오른쪽 방향의 어떠한 힘" 이 바로 관성력이다.
벌써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사실 관성력에 대한 개념은 나름 물리Ⅰ, Ⅱ 좀 한다는 고등학생 친구들도 오개념을 가지기 쉽다.
그만큼 일상적인 관념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관성력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힘(Pseudo Force)" 이다.
실제로 그림6 의 사람을 누가 뒤에서 밀어준 것이 아니다!
혹자는 이렇게 이야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림6 의 상황은 흔한 관성의 법칙 예시 아닌가요?"
정답이다!
관성 이라는 단어가 또 나왔는데 결코 우연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운동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 인 "관성" 에서 얼마나 관성을 이겨내는가~ 하는 것이 바로 관성력으로 연결된다.
버스 급정거에서 앞으로 쏠리는 정도는 동일한 버스에 탄 승객은 전부 가속도가 같고, 이때 받는 관성력의 크기는 본인의 질량에 가속도를 곱한 것과 같다.
즉, 질량이 클 수록 관성이 크다.
혹은 급정거에서 큰 관성력이 작용한 것처럼 앞으로 많이 쏠리게 된다.
관성이 크면 정지상태를 잘 유지하려고 하니까 오히려 잘 안쏠릴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더 큰 관성력을 "받은 것 처럼" 행동한다.
(자꾸 "받은 것처럼" 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앞서 서술했듯이 관성력이 가상의 힘이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관성력의 이 요상한 포지션(?)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것이 속이 편할것이다.
비관성계에서 설명의 편의를 위해 도입한 관성력은,
정확한 비유는 아니지만 전자기학에서 허수 i를 도입하여(물론 그 동네는 신성한 전류가 i이므로 허수는 j로 사용하지만!)
교류의 위상(phase)을 계산하는 것에 빗댈수 있다.
실존하지않는 허구의 것이지만 그렇게 하고 계산하면 훨씬 편하고 실제로 결과도 마법처럼 들어맞는다!
그래도 이러한 의문이 드는 이가 있을 수 있다.
"아니,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관성력이 대체 왜 필요한겁니까?"
다시 그림4 와 그림5 의 괴리로 돌아보자.
그림7 - 그림4 와 그림5 의 상황을 바깥에 서있는 관찰자의 시점에서 볼 경우
(황당해하는 연구원의 손동작이 인상적이다)
앞서 우리가 그림4 와 그림5 에서 우리의 공 못던지는 연구원이 다르게 관측되는 이유는,
이 연구원이 등속직선운동을 하는 관성계가 아닌, 원운동을 하는 비관성계에 속해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림7 에서는 남반구처럼 시계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으므로 공이 왼쪽으로 휘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같은 관성계가 아닌, 비관성계에 대한 관측이 이루어 질때 필연적으로 관측현상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것의 근본원인은 그 "계" 의 가속도 a가 0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하다)
물리학자들은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을 싫어하기때문에, 이 "괴리" 를 해결할만한 요소를 하나 도입한다.
그것이 바로 가상의 힘 "관성력" 이 되겠다.
이러한 관성력은 정확히 두 시스템 사이의 괴리(가속도 차이) 만큼이다.
버스가 급정거 해서 내 몸이 앞으로 쏠렸어.
라는 설명보다는,
버스가 급정거 했어. 여기서 버스는 가속도 a를 뒤쪽으로 받아 급정거 한거야.
그리고 이에 따라 관성력이 발생해.
내 몸의 질량이 m일때 관성력은 시스템과 반대방향이므로 앞쪽방향으로 ma야.
그러므로 나는 ma의 어떠한 힘이 나를 앞쪽으로 민 것처럼 몸이 쏠리게 되는 것이지!
......
더 복잡한것 같다고?
그럴 수 있지만 두번째 설명이 과학적, 논리적인 면에서는 훨씬 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두번째 방식을 도입한 물리학자의 노고를 찾을 수 있다면
당신은 어딘가의 이름 모를 물리학자에게 작은 격려를 건넨 셈이 된다.
물리학자들은 문제를 결코 더 복잡하게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상한 부분을 해결하려고 도입한 것이니까!
그림8 - 훨씬 더 멋진 버전의 전향력 물빠짐 모형
(skolelab.uib.no)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우리의 잊혀진 오랜 친구(?) 전향력도 이러한 관성력의 일종이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잘 이해했다면 그림8 의 실험은
별다른 오차가 없었다면 남반구에서 행해졌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반시계방향으로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비관성계가 되며,
그러한 지구와 함께 돌고 있는 우리는 앞에서 봤던 연구원처럼 자기딴에는 직선으로 던진다고는 하지만
가상의 힘인 전향력을 받아 물체가 진행방향의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슬퍼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전향력은 앞서 밝혔듯이 물체의 속도나 질량이 충분히 클 경우에만 '두드러지게' 관찰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물체의 운동에서는 다른 조건들(초기 속도, 바람, 흔들림 등)의 영향을 훨씬 크게 받는다.
한가지 강조할 점은 전향력이 가상의 힘일 뿐, 발생하는 현상은 '실제' 라는 점이다.
휘어지는 모습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 전향력일 뿐이다.
그림9 - 좌표계와 전향력의 3차원 성분
Ω : 지구 자전의 3차원 속도벡터
φ : 해당 지역의 위도
m : 물체의 질량
ω : 지구 자전 각속도
Vx, Vy, Vz : 물체의 3차원 속도벡터
이러한 전향력은 실제로는 진행방향의 오른쪽 뿐만 아닌 3차원 (x, y, z)성분이 모두 존재하게 된다.
실제로 북반구 기준 경도선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는 물체(그림9 에서는 +x방향)는
위쪽으로 붕 뜨려는 z성분 전향력도 받게된다.
이것을 쏠쏠히 써먹는 사례가 바로 로켓 발사이다.
대부분의 로켓발사대는 적도지방에 존재하는데, 이것은 지구자전에 의한 원심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지구를 벗어나기 위한 탈출속도가 가장 낮은 지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로켓을 경도선을 따라 동쪽방향으로 발사하게 되면, 자신의 본래 추진력과는 별도로
전향력에 의해 위쪽으로 뜨려는 추가적인 효과를 얻게 된다!
따라서 연료를 대단히 절약하면서 로켓을 날려보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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