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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 시간(proper time)에 대하여

Sillu 2024. 3. 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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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교육과정(2015개정) 기준, 고2 물리학Ⅰ에 포함된 특수상대성 이론을 공부하다 보면, '고유 시간(proper time)' 이라는 개념과 직면한다.

특히나 특수상대론은 단원 특성상 고등학생이 이해하기 쉬운 개념이나 현상에 치중되어있다 보니, 고유 시간과 같은 어찌 보면 심오한(?)개념을 단순히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고유 시간의 정의에 대한 가장 많은 오해가 다음과 같이 표현하는 것이다.

'고유 시간은 해당 관성계와 동일한 관성계에 속한 물체가 느끼는 시간이다'

이러한 표현이 사실 이해하기에 더 직관적이기에 종종 사용되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조금 부족한 표현이다.

'시간'이란 특정 '시각'과 '시각'사이의 간격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고유 시간도 어떠한 간격 일텐데, 모든 사건 사이의 간격이 고유 시간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필요한 개념이 "동시성의 상대성" 이다.

 

특수상대론에 따르면, 동시에 일어났다고 관측한 두 사건 A, B가 있을 때,
다른 관성계에 속한 사람은 이 두 사건이 동시가 아니라고 관측할 수도 있다.

기존 고전적인 관점에서는 절대불변해보였던 "동시" 라는 개념이, 특수상대론에 의해서는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불변한 "동시" 또한 존재하는데, 그것은 "한 장소" 에서 일어난 두 사건이 되겠다.
(사실 한 장소면 결국 한 사건이기에 동시가 당연하다)

이를 통한 고유시간의 명확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한 장소에서 일어난 두 사건 사이의 시간 간격"

 

그림1 - 지구의 B가 본 모습

그림1처럼 지구에 있는 B가 보기에 우주선에 탄 A가 \(v\)의 속도로 움직이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A는 다음과 같은 두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것으로 관측한다.
①내(A)가 지구에 있는 순간 지구가 \(v\)의 속도로 왼쪽으로 움직인다.
②화성이 \(v\)의 속도로 다가와서 내(A)가 화성과 만난다.

A의 입장에서 사건 ①~②가 일어난 시간 간격은 "고유 시간 \(t_0\)"이 된다.
왜냐하면 A가 서 있는 장소에서 일어난 두 사건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상황에 대해 B가 사건 ①~②가 일어난 시간 간격을 관찰하면, 당연히 고유 시간이 아니며
특수상대론에 의한 시간 팽창(\(t=\gamma t_0\))이 일어나므로 훨씬 더 길게 느껴진다. 

사건 ①~②를 B의 입장에서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①A가 내(B)가 서 있는 지구를 출발한다.
②A가 화성과 만난다.

사건②가 발생한 곳은 B가 있는 장소와는 다른 곳이므로 B의 입장에서는 사건①~②사이의 간격이 고유 시간이 될 수 없다.

 

이러한 고유 시간을 활용하면 "거리" 의 비교도 쉽게 할 수 있다.

B의 입장에서 지구~화성 사이의 거리 \(L_B\)는 지구, 화성이 다가오는 속도 \(v\)에 고유 시간 \(t_0\)을 곱하면 된다.

$$L_B = vt_0$$

반면, 지구에서 측정한 지구~화성 사이의 거리는 팽창된 시간을 곱해줘야 하므로 다음과 같다.

$$L_A = vt = \gamma vt_0$$

우주선의 운동에 대해 지구, 화성은 정지해있으므로 같은 관성계가 된다. 그러므로 \(L_A\)가 지구~화성 사이의 "고유 길이"가 되므로 다음과 같은 길이 수축도 확인할 수 있다.

$$vt_0 = \frac{L_A}{\gamma} = L_B$$

 

이처럼, 고유 시간을 설정하면 서로 다른 관성계에 속한 관찰자가 관측한 길이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다.

조금 더 복잡한 다음 상황에서도 활용해보자.

그림2 - A가 본 모습

그림2는 A가 관찰하였을 때, 내가 B쪽으로 빛을 방출하는 순간 B가 거울을 들고 \(v\)의 속도로 나를 향해 다가오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숨겨져 있는 고유 시간을 찾기 위해 사건을 하나씩 되짚어보자.

①빛이 A에서 출발한다.
②빛이 거울(B)에 도착한다.

위의 사건 ①~②의 간격은 누구에게 고유 시간일까?
사실 이 고유 시간은 현실적인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 이는 빛과 동일한 관성계는 없기 때문이다.(빛과 동일한 속도로 움직이는 중력자.. 등을 뺀다면) 굳이 표현하자면 빛에게는 고유 시간이 되겠지만, 광속으로 움직이는 빛의 고유 시간은 무한대이므로 더 이상의 서술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사건을 위와 같이 잡으면 의미가 없다. 다음과 같이 추가로 잡아야 한다.

①빛이 A에서 출발한다.
②빛이 거울(B)에 도착한다.
③반사된 빛이 다시 A에 도착한다.

이 때, 사건 ①~③사이의 간격은 A에게 고유 시간이 된다.
그러므로 같은 사건 간격은 B에게는 더 팽창된 것으로 관찰될 것이다.

그렇다면 A~B 사이의 거리는 어떠할까? 여기서 발생하는 재미있는 점은, 시점에 따라 A가 측정한 거리와 B가 측정한 거리의 대소 관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A의 입장에서 빛이 A에서 출발하는 순간에만 주목하면 다음과 같다.

①빛이 A에서 출발한다.
②B가 \(v\)의 속도로 A를 지나친다.

사건 ①~②의 간격은 A에게 고유 시간이 되며, 따라서 A가 측정한 A~B사이의 거리는 \(vt_0\)가 된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순간 B는 ①~②를 더 팽창된 시간으로 관측하므로 더 큰 거리라고 관찰하게 된다.

(빛이 A에서 출발하는 순간) \(L_A < L_B\)

다음으로 빛이 거울에 도착해서 반사하는 순간(=빛이 B에서 출발하는 순간)을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①빛이 B에서 출발한다.
②A가 \(v\)의 속도로 B를 지나친다.

고유 시간을 설정하려면 사건②를 B의 입장에서 봐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때의 사건 ①~②의 간격은 B에게 고유 시간이 되며, 따라서 아까와는 반대로 A가 측정한 A~B사이의 거리가 더 크게 된다.

(빛이 B에서 반사되어 출발하는 순간) \(L_A' > L_B'\)

일정한 속도 \(v\)로 다가가는 상황에서 각자 서로 거리를 가늠했을 때,
거리의 대소 관계가 빛이 둘 사이에서 진동할 때마다 뒤바뀌는 것이다!

왜 그런 것일까?

이는 빛의 속도 \(c\)가 관찰자와 무관한, 좌표계에서 불변값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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