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
인지 부조화 본문
인지 부조화가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의 행동과 태도의 차이에 있다.
나는 절대로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는 소신(태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떠한 연유로 도둑질을 하게 되었을 경우 태도와 행동의 불일치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 자체를 인지 부조화 라고 하며, 인간은 심리적으로 이 상태를 불편해하기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맞춰주려는 현상이 발생한다.
엎어진 물을 다시 담을수 없는 것 처럼, 이미 해버린 행동을 다시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인지
인지부조화의 해결은 본래의 태도를 수정하게 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인지부조화 프로세스>
태도(소신)가 존재
→ 의도치않은 행동이 발생
→ 기존의 소신과 불일치, 심리적 불안정감 상태(인지부조화)
→ 태도의 변경
→ 심리적 안정감
태도의 변경 과정에서 부실한 논리에서 비롯되는 정당화
(혹은 자기합리화 - 심리학 용어는 아님)도 인지부조화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인지부조화의 기본 조건으로는 1.자신의 의도 와 2.보상의 정도 가 있다.
첫번째로는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는 행동이 발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는 소신을 갖고 있는 사람을 예시로 들어보자.
아무 생각없이 누군가에게 받아서 쓰던 지우개가 알고보니
누군가가 훔친 물건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버리는 상황을 들 수 있겠다.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는 태도와 모순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불쾌감, 불안함을 느끼며
대부분의 상황에서 행동을 수정하기보다는(지우개의 본주인을 찾아준다거나)
자신의 태도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는다.
'어차피 내가 훔친것도 아니고.. 주인을 찾아주고 싶어도 누군지도 몰라.
게다가 겨우 이거가지고 주인물어보기도 그렇잖아? 이정도 작은 물건이라면 도둑맞은 사람도 잊어버렸을 거야'
책상에 그냥 놓여있는 지우개를 보더라도
'다른사람 꺼겠지. 나는 저런거 안주워가' 하는 사람이라도
예시처럼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는 행동이 벌어질 경우 태도를 수정할 확률이 높아진다.
즉 이것은 자신의 의도하지 않았던 행동이기 때문에 인지부조화로 인한 불쾌감이 더 큰 것이며,
달리 말하면 인지부조화를 탈출하는 하나의 돌파구가 된다.
만약 자신이 의도한 행동이라면 미리 불쾌감을 예상하고 행동하게 된다.
'나는 법을 잘 지킨다' 라는 소신을 가진 사람이 지각할 지경이 되어 무단횡단을 하게 되는 상황.
평소 자신의 소신과 반대되는 행동이나 미리 불쾌감을 예상하고 무단횡단을 하는 것이기에 심리적 안정감을 빠르게 회복한다.
'다급한 상황이고 중범죄에 비하면 무단횡단 정도는 가벼운 법이라고 생각할수 있잖아'
그런데 여기, 처음 예시에서 왜 지우개라고 했을까?
두번째 보상의 정도와 연관이 있는데, 관련된 재미있는 예시가 있다.
2차대전 구소련에서는 포로로 잡은 미국인들에게 사회주의가 자유주의보다 우월하다는 글을 작성하도록 시켰다.
글을 작성한 미국인 병사들에게는 보상으로 비스킷 하나를 주었는데
이때 병사들은 기존의 신념인 자유주의와 어긋나는 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에 인지부조화에 빠지게 된다.
'나는 고작 비스킷 하나에 자신의 신념을 팔아넘긴것이 아니다. 가만보면 사회주의가 정말 우월한점이 있다'
만약 보상이 비스킷이 아니라 막대한 돈과 땅을 주었다면? 불쾌감도 적다.
'막대한 보상.. 거기다 포로로 잡힌 신분. 신념을 판것이 아니다. 지금은 적들을 속이고 살아남아야한다'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고작 비스킷 하나에 내가 신념을 팔았단말인가?' 라는 불쾌감이 인지부조화를 가져온다.
그렇다면 자신의 소신을 지켜나가며 항상 그와 걸맞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인지부조화가 발생하지 않을까?
이것을 자기확증편향 이라고 한다.
자신의 태도와 일치하는 행동만을 하려고 하는 것.
그 태도가 좋으냐 나쁘냐는 둘째치고,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는 행동이 발생할 경우,
또한 이 행동이 태도와 상반되는 경우 인지부조화에 더 심하게 빠질수 있다.
기존의 태도가 확고할수록, 더 자신만만할수록 상반된 행동으로 비롯되는 불쾌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 경우 태도변화가 일어날 확률이 더 커지게되며, 자기확증 편향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인지부조화의 흔히들 드는 예로 종말론을 얘기하는 사이비교가 있다.
교주가 주어진 날짜에 종말이 온다고 예언을 하자 믿고 따르는 신도들(자기확증편향).
그러나 종말은 오지않고 인지부조화에 빠지자 교주는 이것을 이렇게 해결한다.
'우리가 열심히 기도를 한 탓에 신께서 마음을 바꿔 종말이 오지 않았다고'
이는 곧 기존 신앙에 대한 더 확고한 자기확증편향을 낳게 된다.
사실, 인지부조화는 사람의 보편적인 심리이기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자주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에 관련된 엔하위키에서 재미있는 대목이 있어서 그대로 가져온다.
『말싸움이 벌어질 때마다 자신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를 고치기 위해 단련하는, 즉 훈련된 사람만이 인지부조화 속에서도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렇지만 나는 훈련된 사람이야!'라는 생각도 인지부조화.(...)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에게 인지부조화가 나타났을 때 비난을 일삼는 태도도 인지부조화 일수도 있다. 이 경우 대부분 나는 인지부조화로부터 자유롭다는 걸 확인하기 위한 비난일수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그런 사람이 보인다면 가급적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주자. 당신도 인지부조화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니까.』
사람이 살아가다보면 기존의 신념, 소신, 태도와는 상반되는 현상에 맞닥뜨리게 되고
이러한 인지부조화의 상태에서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그 사람이 심리적으로 성숙하느냐를 결정짓는다.
현대와 같이 무수한 정보의 사회에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지 않아
자신의 태도가 그릇된 정보를 토대로 변하게 된다면,
어느날 갑자기 그릇된 태도가 그릇된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인터넷에 만연한 일베 사이트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다.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인지부조화를 현명하게 해결해 나간다면 수많은 경험들을 토대로
모두가 나이 들었을때는 누구나 상상하는 바람직한 어르신이 될 수 있으리라.
'Daily > Scrib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학선생님이 바라 본 무여과 무환수 어항 (263) | 2019.11.05 |
---|---|
2018. 1. 31. 개기월식 (4) | 2018.02.01 |
한국영화속의 서울 (0) | 2013.11.26 |
For River (To the Moon OST) (0) | 2013.07.26 |
2011년 12월 11일, 개기월식.. (1) | 2011.12.11 |